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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 리뷰&묵상

[CCM]묘지대화(강명식 1집 '길' 9번 트랙)


묘지대화

시 : 서성환
작곡, 노래 : 강명식

(가사)

당신들의 아이, 아직 핏덩이를 이 땅에 묻으며
파란 눈의 당신들은 그 무엇을 바라보았었나요?

당신들의 남편을, 아내를, 친구들을 여기에 묻으며
당신들은 무얼 말했었나요?
오 당신들은 무얼 말했었나요?

흙이 다 덮이고, 사람들 다 돌아가고
터져오르던 오열도 지쳐 말라버렸을 때
'떠오르던 진정 순수한 생각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한 알의 밀알이 죽어, 백배로 열매 맺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나라가 임하는 것을 보셨지요?

가장 소중한 마지막 것까지 바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 그 사랑의 빚을
아직도 다 갚지 못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마지막 삽질을 마치고서 나도 이 땅에 묻히겠다는
사랑의 열정이 환상처럼 스쳐 지나갔었겠지요.

감사, 존경과 사랑으로 당신들 우러르며
우리의 길 새롭게 결단하노니
주께서 당신을 친히 일어서서, 일어서서 맞았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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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포스팅에는 눈쌀이 찌뿌려질 만큼 심각한 무지가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글쓴이는 CCM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고 음악성과 영성에 대해서는 더욱더 모릅니다.
그냥 글쓴이의 좁은 시야를 가지고 쓴 글이니
혹시라도 '더 좋은 곡, 음반도 많은데...'라고 생각되시면
너그러운 용서와 함께 좋은 음반에 대한 추천 부탁 드립니다.)

나에게 CCM 음반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않고 내 마음 속 CCM 최고의 명반인 강명식 1집과 2집부터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1집은 음악성이 극대화 되어 있고(10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음반 찾기 힘들다.)
2집으로 가면서 음악적 화려함을 내려놓고 영성과 가사의 깊이가 깊어졌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1집과 2집 중에서 가장 가사가 좋은 곡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1집의 9번 트랙, 들을 때마다 날 벅차 오르게 하는 '묘지대화'를 꼽을 것이다.
뭐랄까... '강명식'이라는 아티스트를 가장 잘 설명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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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오래 전 한국에 와서 복음을 전했던, 혹은 전하려 했던
수많은 서양 선교사님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 같은 곡이다.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 하나만 바라보고 멀고 낮선 땅에 와서,
주님의 일을 감당하다가 사랑하는 이들을 하나 둘 주님 곁으로 보낸 이들...
그들의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마음의 고통,
그리고 역설적인 희열과 헌신에의 다짐, 열정이
강명식 님의 기막힌 작/편곡과, 애절하지만 열정 있고 풍부한 목소리에 담겨서
들을 때마다 나의 마음을 벅차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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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100년 전의 선교사님들에게 바치기만 하는 곡은 아닐 것이다.
들으면 들을 수록 우리들 자신에의 다짐과 도전으로 다가온다.
나에게 주제구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감사, 존경과 사랑으로 당신들 우러르며 우리의 길 새롭게 결단하노니'를 고를 것이다.

나에게 명하신 것들을 겸손히 감당해내며...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 가장 소중한 것까지 주님께 내어 드리며
그렇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섬기기를 힘쓰고, 도전하고 있다.
언젠가... 아니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주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내게 주신 것 어느 것 하나도 은혜가 아닌 게 없으니,
찬양 받기 합당하신 당신의 이름이
나를 통하여 온 땅 가운데 전해지고 높임 받으시기를 원하나이다.
오직 주님의 이름만 높아지도록, 나를 주님 뜻대로 사용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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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첨언하자면...
앞에서 이 곡이 '강명식'이라는 아티스트를 가장 잘 설명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고 하긴 했지만,
사실 이렇게 말하기엔 뭔가 역설적으로, 이 곡은 강명식 님께서 직접 작사하신 곡이 아니고
그의 멘토가 되어 주셨다는 서성환 목사님께서 지으신 시를 토대로 만들어진 노래라고 한다.
게다가 사실 이 곡은 강명식 님 곡 중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곡도 아니다.
(심지어 네이버 음원 서비스에서는 얼마 전까지 제목도 틀리게 적어 놓았었다. 묘지대''이라고-_-)
'하나님 아버지', '승리',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흠 없는 경건', '삶' 등,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곡도 많은데, 내가 굳이 이 곡에다 그런 표현을 쓴 이유는
아마도 '이 곡은 강명식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곡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화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죽음과 헌신이라는, 
일반 크리스쳔들에게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데,
그보다도 더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음악 스타일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그 결합의 결과물이 절대 weird하지 않고 정말로 잘 어울릴 뿐더러
결과적으로 그 메세지가 듣고 묵상하는 이들에게 너무나도 분명하게 전달된다.
바로 이것이 이것이 다른 CCM 아티스트들과 비교할 때
'강명식'이라는 아티스트가 가지는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남들이 많이 다루지 않는 주제들을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문체로,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음악 스타일을 사용해서 표현할 줄 안다.
이 세 가지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 바로 이 '묘지대화'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내가 지금까지 써 놓은 곡들을 보자면...
써놓고 뭔가 부끄러워서 하나님께만 고백하는 곡들이 있고...
발표한 것들도 보면, 그저 별 것 아닌 위트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곡들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런 곡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는 있지만...)
하지만 나도 언젠가 강명식 님과 서성환 님 처럼 좋은, 정말 영혼을 만지는 가사를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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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항상 CCM에 대한 글을 쓰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내가 쓰는 글들은 대부분 '리뷰'라기 보다는 '묵상'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다 쓰고 읽어 보니 이 글은 강명식 님에 대한 팬심이 너무 많이 녹아 들어가 있다.-_-
아... 뭔가 부끄럽...